1부의 설정과 키워드
외계+인 1부 맨 처음 시작은 김태리 배우가 연기한 '이안'의 보이스 오버로 전해진다.
오래전부터 외계인들은 인간의 몸에 죄수를 가두어 왔고, 죄수들이 인간의 몸에서 나와 탈옥하는 경우 지금까지 7번의 탈옥이 있었지만 다 잘 해결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업무를 맡은 캐릭터가 바로 가드와 썬더. 또 죄수들은 여러 시간대에 존재하는데 그 예시가 바로 '이안'의 어머니, 전여빈이 연기한 '홍언년'이다.
'홍언년'의 몸에서 탈옥한 죄수를 가드가 제압하고, 썬더가 '이안'을 몰래 차로 태워 현대로 간다. 끝으로 썬더의 대사 중 '시간은 흘러가는 게 아니라 동시에 존재한다'라는 언급이 있는데 정리하자면 이 영화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IS-BE의 '지구 감옥설'을 적당히 결합한 그런 설정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부의 예측
이렇듯 영화의 기본 설정 중 외계인 죄수를 하필 인간의 뇌에 가둔다는 것이 조금 의아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나니 2부에서는 아마 기억이 키워드가 되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2부로 미룬 주요 떡밥, 예컨대 '무륵'과 '이안'의 어린 시절 첫 만남, (무륵과) 설계자와의 조우, '현감'은 그런 '무륵'을 어떻게 대했으며 부채는 어떻게 지어준 것인지 이런 것들이 '무륵'의 잊힌 기억 속에 잇고 풀려야 되는 실마리이기도 하다.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신검이 2부에서는 역시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다. 또한 쿠키 영상에서 나온 '민개인' 역시 범상치 않게 소개되는 것으로 봐서 과거 잊힌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인물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기억 외에도 2부에 대한 예측을 좀 더 해보자면, '이안'이 총을 쏜다는 점에서 고려시대 사람들이 천둥을 부른 여자라고 했겠지만, 이 천둥이 '썬더'라는 이름과 연관성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역시 2부를 끝까지 봐야 어떤 의미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의 감정
이번 영화는 현대와 고려 두 시간대로 나뉘어 있고, 고려 이야기는 늘어지는 감이 있긴 해도 케이퍼 사극물로서 무난하게 볼만했다고 생각한다. 삼각산 신선 콤비의 연기가 볼 만했고 마비 장면은 실로 배우들이 하드캐리해서 관객을 웃기려고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이 깊었다. 문제는 현대 이야기에 몰려 있다. 현대 이야기에서 주요 키워드는 인간의 감정인데, '가드'와 '썬더' 그룹을 구분 짓는 기준이라고 영화가 주장은 하는데 근거가 부실한 느낌이다.
과거 1380년대에 '썬더'가 어린 '이안'을 데려온 이후부터 감정이 발현된 것처럼 보이고, 이어서 지구는 언제 떠나는 거냐는 대사에서 보여주는 '가드'의 실증도 제가 감정으로 읽히는데, 영화에서 '협의의 의미에서 감정'이라는 게 따로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나중에 빌런 외계인이 서울을 침공하고 '가드'가 한창 깨질 때 인간의 감정이 갑자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애초에 '가드'가 '이안'에게 얼른 자, 들어가, 꽉 잡아 등등 감정을 느낄 여지보다는 관계의 분절만 보여주는 그런 대사들만 구사를 하면서 앞으로 인간의 감정이 중요하게 작용할 점이 없었다고 보는데, '가드'가 쓰러진 순간에 갑자기 인간의 감정에 탐복하는 장면이 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마무리하며
최동훈 감독님의 영화들이 그간 인물에 집중하면서 그 개성, 특히 맛깔난 대사로 재미를 살렸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사건에 집중한 모양새인데 아쉽게도 캐릭터의 구축은 다소 밋밋하게 완성된 느낌이다. 또한 캐릭터들에게 기시감까지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 '가드'의 로봇형태는 울트론, 시간여행하는 자동차는 <백 투더 퓨처>가 너무 당연하게도 떠올랐다.
또 음향에 대한 문제인데, 액션의 효과음들과 대사 자체가 녹음이 잘 안되었거나 해서 대사들이 선명하게 들리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소리가 작고 크고의 문제가 아니라 극장의 큰 사운드로도 불명확한 대사가 크게 처리 되는 것은 역효과가 더 심해지기만 했다. 끝으로 킬링 타임을 하기엔 킬링을 할 타임 자체가 좀 길었고, 또 킬링을 하기에는 아무리 SF영화라지만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분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누락한 그런 영화였던 것 같다. 2부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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